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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김유정 '아내' : 쌀밥 한 그릇에 목숨 건 부부의 유치하고도 비정한 소동극 김유정의 소설은 흔히 해학적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소설 **'아내'**를 들여다보면 그 웃음 뒤에 가려진 인간의 밑바닥과 마주하게 됩니다. 대단한 비극이라기엔 너무 유치하고, 단순한 코미디라기엔 지독하게 비정한 이 부부의 이야기를 다시 톺아봅니1. 쌀밥 한 그릇에 걸린 '식탐'과 '자존심'이 소설의 주인공인 남편은 참 대책이 없습니다. 돈이 없으면 죽이라도 쑤어 먹으며 아껴야 하건만, 거창한 이유도 없이 그저 **'쌀밥'**만 고집합니다.웃픈 점은 식사 시간의 풍경입니다. 남편은 한 그릇 반을 먹는데, 아내는 두 그릇을 뚝딱 해치우고는 남편의 밥그릇까지 탐을 냅니다. 가난한 살림에 서로 밥 한 숟가락 더 먹겠다고 눈치 싸움을 벌이는 이들의 모습은 비정하기보다 유치해서 실소가 터져 나옵니다.2. '들병이.. 2026. 4. 24.
[도서] 채만식, <얼어 죽은 모나리자> - 낭만이 허락되지 않던 시대의 미소 오늘은 조금 시리고 아픈 소설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바로 채만식 작가의 **(1937)**입니다. 흔히 채만식 하면 나 같은 풍자 소설을 떠올리지만, 이 단편은 당시 조선의 비참한 현실을 아주 차갑고도 정교하게 그려낸 리얼리즘의 극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짐짝이 되어버린 '모나리자'주인공 '오목이'는 열여덟 살의 시골 처녀입니다. 한때는 마을에서 제법 예쁘다는 소리를 들었을 법한 그녀지만, 갑작스러운 눈병을 가난 때문에 방치하다 그만 실명하고 맙니다.소설 속 묘사가 참 잔인합니다. 단순히 앞을 못 보는 게 아니라, 눈에 백태가 끼고 핏발이 선 모습이 생생하게 그려지죠. 마치 그녀의 삶이 살아있는 채로 서서히 무너져 내리는 과정인 것처럼 느껴져 더 마음이 아팠습니다.💔 사랑마저 사치였던 현실'오.. 2026. 4. 16.
[도서] [마흔의 기술] 마흔 이후 신경 써야 할 것들 - 2 그럼.....무슨 짓을 해볼까? 아직은 여유가 있다.유명 투자자의 인생 이야기가 담겨있는 책을 찾아보자.그런 것들이 더 이상 필요 없다는 생각이 드는 시점에 투자서를 찾아보고, 주식을 분석하는 강의도 들어보자.지금 보고있는 [소수의견] 텔레그램은 계속 구독 유지다. 2. 몸 마흔 이후에 신경 써야 할 것들. 작가님은 두번째로 [몸]을 이야기했다. 몸.내가 제일 방치하던 몸. 맞다.체력이 곧 에너지다. 에너지를 효율족헤 쓸 수 있어야, 많은 활동이 가능하다.효율이 좋은것도 필요하지만, 근본적으로 에너지의 총량이 많아야 한다. 효율성은 어디까지나 체력이 부족한 사람들의 궁여지책이다. 지금 나의 상황은,효율성만으로는 극복 불가능한 수준이다.나이가 있어서, 체력을 붙이는 것도 쉽지가 않다.그래도, 딱히 다른 .. 2026. 3. 17.
[도서] [마흔의 기술] 마흔 이후 신경 써야 할 것들 오래간만에 책을 읽었다.작가님이 요즘 방송에서 자주 보이는 분이셔서, 그냥 덜컥 사버렸다. 방송에서 보여주는 멋진 모습들. 냉철한 생각들이 믿을만하다고 여겨졌다.그리고 실망했지.ㅎㅎㅎㅎ물론 책의 내용에 문제가 있다는 것은 아니지만,딱히 마흔에 해당되는 이야기만 있는것도 아니고,이 정도의 이야기는 다른 책들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고,무엇보다, 금액에 비해서 내용이 너무 없어도 너무 없었다.여백의 미가 많이 느껴지는 책이었다.내용이 없다는 것은 진짜, 절대적으로 텍스트가 적다는 걸 의미한다. 그래도 나름 생각할 거리가 있었기에 글을 쓰게 되었다.(책은 다 읽고 지인에게 줘버렸다) 작가님은 마흔살 이후에 더욱 신경 써야 할 것들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1. 돈 지금의 내 모습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기로 했다. 돈.. 2026. 3. 16.
김유정 『금 따는 콩밭』 – 욕망과 인간 심리를 그린 농촌 이야기 작품 소개 『금 따는 콩밭』은 김유정이 쓴 단편소설로, 일제 강점기 농촌을 배경으로 한다. 소설은 금을 캐기 위해 콩밭을 뒤엎는 한 남자, 영식의 계획과 그 과정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당시 농촌 현실과 금이라는 재화의 가치를 배경으로, 인간의 욕망과 갈등을 보여주는 작품이다.등장인물영식: 콩밭 주인으로, 금을 캐기 위해 콩밭을 뒤엎고 계획을 실행하는 인물이다. 그는 수재의 말을 믿고 행동한다.수재: 영식을 꾀어 계획을 수행하게 만드는 인물로, 사건의 방향과 긴장을 만드는 핵심 역할을 한다.부인: 영식을 부추기고 찌르는 인물이다. 사건을 주도하지는 않지만, 말과 행동으로 영식을 계속 움직이게 만든다.주요 사건 & 갈등영식은 금을 캐기 위해 콩밭을 뒤엎는다. 그는 수재의 조언에 따라 행동하.. 2025. 10. 20.
현진건 「그립은 흘긴 눈」 ― 허영과 현실을 비추는 리얼리즘 1. 작가와 시대적 배경현진건은 1920년대 한국 리얼리즘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중 한 명입니다. 그는 끝까지 친일에 협력하지 않고, 사회와 인간 군상의 어두운 면을 사실적으로 묘사했습니다. 그래서 종종 “민족작가”로 불리며, 같은 시대 김동인처럼 변절하거나 친일로 기운 인물과 비교되기도 합니다.이 작품은 1920년대, 일제의 압박과 검열이 강하던 시기에 발표되었지만, 직접적인 민족 담론 대신 일상적 인간사를 통해 사회 현실의 부조리를 드러내고 있습니다.---2. 줄거리 요약주인공은 기생 출신 채선입니다.그녀는 한 도련님과 결혼했지만, 남편은 배경만 좋을 뿐 능력은 없었습니다. 채선은 남편을 사랑했다기보다는, 남편의 사랑을 확인하고 싶어 했습니다. 그리고 그 확인 수단은 ‘물질적 사치’였습니다.부모에게 .. 2025. 9. 28.
넷플릭스 『세일러문 코스모스』, 반가움과 아쉬움 사이 구작의 전율과 신작의 압축 사이, 역시나 구작은 넘사벽🌙 세일러문 코스모스 감상넷플릭스에서 『세일러문 코스모스』를 늦게나마 다 봤다.90년대 구작 200화 전부를 다 본 입장이라, 사실 내용 자체는 새로울 게 없다.결국 기대한 건 스토리가 아니라 연출과 완성도였다.---작화와 전개극장판답게 작화는 안정적이었다.요즘 리메이크 애니들 중에는 헌터×헌터처럼 구작의 박력이 더 낫다는 경우도 있는데, 세일러문은 그런 퇴보는 아니었다.물론 초창기 크리스탈 1~3기 수준을 생각하면 거의 망작에 가까웠지만, 이번은 넷플릭스 돈빨이 작동한 티가 난다.전개도 빠르다. 구작에서 “변신 → 기술 → 잡몹” 같은 패턴이 매회 반복되던 게 사라지고, 원작 만화 스토리를 충실히 따라간다.그래서 구작에 비해 훨씬 시원시원하다. 시.. 2025. 9. 8.
화려한 그림체, 비어버린 서사 – 『베르사유의 장미』 리메이크 감상 왜 원작의 깊이를 따라가지 못했는가1. 다시 돌아온 『베르사유의 장미』1979년 애니메이션 『베르사유의 장미』는 명작이라 불리며 지금까지도 많은 팬들의 마음속에 남아 있다.촌스러운 그림체라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 한 번 빠져들면 강력한 서사와 캐릭터들의 입체성이 몰입감을 끌어냈고, 시대극으로서도 드라마로서도 깊은 여운을 남겼다.그리고 50주년을 기념해 새롭게 리메이크된 극장판이 공개되었다.예전의 작품과 어떻게 다를까, 그리고 과연 그 명성을 이어갈 수 있을까?기대와 동시에 불안한 마음으로 보게 되었다.---2. 좋았던 점2.1 작화우선 눈에 띄는 건 작화였다.1979년판은 아날로그 셀화 특유의 고전적인 분위기가 있었지만, 지금 기준에서는 확실히 낡아 보였다.이번 리메이크는 최신 디지털 작화 기법을 활용해.. 2025. 9. 5.
📚 김동인 「광화사」 비평 (2편) – 지식인의 한계, 표절과 변절 1. 조선의 현실과 괴리된 예술 실험김동인은 흔히 "한국 근대문학의 개척자"라는 수식어를 달고 언급된다. 하지만 「광화사」를 비롯한 그의 작품은 동시대 조선의 사회 현실과는 크게 동떨어져 있다. 일제의 폭압과 민중의 고통이 일상이던 시절에, 그는 ‘예술을 위한 예술’을 내세우며 일본 문학의 아류 같은 작품을 쏟아냈다.먹고살 만했던 일본의 환경에서는 성립 가능한 "예술적 유희"그러나 조선에서는 현실 도피, 혹은 공허한 모방에 불과이 괴리감이 독자에게 깊은 실망을 준다.---2. 표절 의혹 – 일본 문학의 그림자「광화사」는 이미 일본 문학의 모티프와 구성이 유사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소재와 플롯을 변형했다고는 하지만, 전체적인 골격은 일본 소설과 크게 다르지 않다.이는 유희열이 사카모토 유이치를 그대로 베껴.. 2025. 8. 24.
📚 김동인 「광화사」 비평 (1편) – 미인도인가, 마인도인가 1. 작품의 얼개「광화사」는 액자식 구성이다. 바깥에는 ‘여.’라는 인물이 있고, 안쪽에는 화가와 소경소녀의 이야기가 펼쳐진다.[여] 는 우연히 떠올린 이야기를 머릿속에서 굴려본다. 화가가 세상과 격리된 채 움막에 숨어 살고, 그 안에서 ‘미인도’를 완성하려는 강박을 지닌 인물로 설정된다.2. 기적 같은 만남수십 년 동안 아무도 드나들지 않던 산속 움막에, 어느 날 소경 소녀가 나타난다.그녀는 집에서도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이자, 동시에 화가가 그토록 원하던 미인의 얼굴을 가진 모델이다.여기서 화가는 갈림길에 선다.작품을 완성할 기회혹은 아내를 얻어 인간적인 삶을 되찾을 기회하지만 이 기적 같은 등장은 곧 비극의 씨앗이 된다.3. 눈빛과 욕망소녀는 상황과 말에 따라 눈빛이 달라진다. 희망을 들을 땐 누구보.. 2025. 8. 23.
《광염 소나타》 범죄와 예술의 위험한 동행 📖 줄거리 요약소설은 노인 두 사람이 대화를 나누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그중 한 사람은 저명한 음악가 K로, 그는 “우연히 천재성과 악마성이 동시에 깨어날 수 있다”라는 화두를 던지며 과거를 회상한다.첫 번째 이야기에서 K는 학생 시절을 떠올린다. 동기 백○○은 알코올 중독자이자 폭력적 성향을 지녔지만, 즉흥 연주에서는 베토벤 이후 보기 힘든 천재성을 보여주던 인물이었다. 그는 요절했고, 아들이 태어나기도 전에 세상을 떠났다.두 번째 이야기에서 K는 시간이 흘러 우연히 백성수를 만난다. 그는 방화를 저지르고 도망치던 중이었는데, 연주에서 아버지의 기운을 느낀 K는 성수를 데려와 후원한다. 하지만 성수는 그날과 같은 강렬한 작품을 다시는 쓰지 못한다.세 번째 이야기는 성수가 남긴 고백 편지다. 그는 가난.. 2025. 8. 22.
📖 김남철, 『공장신문』 — 식민지 공장의 현실과 언론의 모순 1. 작품 개요김남철의 소설 **『공장신문』**은 1930년대 조선일보에 연재된 작품으로, 일제강점기의 고무공장을 배경으로 한다. 작품은 단순한 공장 노동자의 이야기가 아니라, 착취 구조 속에서 살아가는 노동자의 현실, 그리고 부패한 노동조합과 언론의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주인공 관수는 고무공장에서 일하며 동료 노동자들과 함께 부당한 처우에 맞서려 한다. 그러나 조합 간부 김재창은 자본가와 결탁해 노동자들의 불만을 무마하고, 법적 절차를 빌미로 투쟁을 가로막는다. 관수는 그 모순을 폭로하려 하지만, 동료들의 지지를 충분히 얻지 못한다.그러나 결국 노동자들은 **‘공장신문’**이라는 작은 폭로 지를 통해 김재창의 부패를 드러내고, 스스로 대표를 새로 뽑는다. 이는 작은 승리이자, 향후 더 큰 투쟁의 예고편.. 2025. 8. 20.
“이효석의 『공상구락부』, 한량들의 공상과 좌절” 1. 작가, 시기, ‘구락부’란?『공상구락부』는 이효석(1907~1942)이 쓴 단편소설입니다. 그는 ‘메밀꽃 필 무렵’으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도시 풍속과 당대의 허영심을 풍자한 작품도 다수 남겼습니다. 해방을 맞기 전에 이미 세상을 떠났으므로, 『공상구락부』 역시 일제강점기 말기에 쓰인 작품입니다.제목 속 ‘구락부(俱樂部)’는 일본식 한자어로 ‘클럽’을 뜻합니다. 요즘 말로 하면 ‘모임’ 정도가 되지만, 당시에는 서양식 사교 모임이나 친목 단체를 부르는 말이었죠. 이 소설 속 구락부는 특별한 목적 없이 네 명이 모여 앉아 공상을 늘어놓는, 말 그대로 ‘공상 전용 모임’입니다.---2. 간단한 스토리이야기는 네 명의 한량이 다방 ‘미모사’에 모여 벌이는 대화로 시작됩니다.그들이 주고받는 이야.. 2025. 8. 13.
이익상 『가상의 불량소녀』 - 순영은 왜 불량소녀가 되었나 1. 작가 이익상과 발표 시기이익상(1912~1973)은 해방 전후에 활동했던 한국의 소설가로, 주로 해방기의 혼란스러운 사회상과 개인의 삶을 다뤘다. 그는 사실주의적인 시각을 기반으로, 인물들의 내면과 당시의 세태를 날카롭게 포착하는 데 능했다. 「가상의 불량소녀」는 1948년에 발표된 작품으로, 해방 후 사회 혼란 속에서 가치관이 무너지고 인간관계가 뒤틀린 모습을 담고 있다. 이 시기는 친일파 청산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해방이 가져온 자유가 방종과 무질서로 변질되던 시기였다. 작가 역시 이런 변화를 작품에 투영하며, 개인과 사회를 동시에 비판한다.---2. 작품의 대략적인 줄거리남자 주인공 병주는 밤의 꽃놀이인 야앵에 자주 나간다. 매번 같은 자리에서 사람들을 구경하는데, 그 자리로 매일 다른.. 2025. 8. 8.
📚 《O형 인간》 — 친절한 고발문인가, 뻔뻔한 면죄부인가? 1. 작품이 발표된 시기: 해방 직후, 할 말을 할 수 있었던 시간『O형 인간』은 광복 이후 발표된 작품으로 보인다. 작중 인물의 대사에도 "해방"이라는 단어가 등장하고, 남편의 친일 행위와 해방 후의 이중적인 태도가 거리낌 없이 묘사되는 점에서 알 수 있다. 일제의 검열이 사라졌기에 비로소 가능한 표현 방식이 담겨 있다. 덕분에 이 작품은 특정 인물의 고발을 넘어서, 시대적 위선과 변화를 날것 그대로 드러낸다.---2. 제목에 대한 이야기: "O형 인간"이라는 명명처음에는 혈액형 이야기인가 싶었다. 작품 안에서 남편은 B형이고, 아내가 그를 향해 "O형 인간 아니냐"라고 비꼰다. 결국 후반에 이르러 부인은 말한다. 영어의 알파벳 O는 숫자 0과도 같다며, 당신은 인간성에 있어서 0점짜리 인간이라고. 이.. 2025. 8. 5.
『J의사의 고백』 감상 – 고백이라는 이름의 자기방어 『J의사의 고백』은 나도향의 단편소설로, 한 의사가 자신의 과오를 1인칭 시점으로 고백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그러나 이 고백은 일방적이며, 무언가 결정적인 내용을 의도적으로 숨기고 있다는 불편함을 끝까지 남긴다.---1. 의사가 자신의 과오를 고백하는 소설이다이 작품은 말 그대로 '고백'의 형식을 띠고 있다. 하지만 이 고백은 독자에게 속 시원한 사실의 전달이나, 진심 어린 참회의 느낌보다는, 자기 방어와 자기 연민에 가까운 고백이다. 의사는 한 여성 환자에게 술을 권하고, 위스키 한 잔을 억지로 먹이지만, 그 이후에 벌어진 일에 대해선 아무런 설명 없이 침묵한다. 가장 중요한 부분을 뭉개고 넘어가는 고백이 과연 진실한 것일까?---2. 결말이 없다 – 이 고백은 믿어도 될까?이 소설은 중간에 끊긴 듯.. 2025. 8. 3.
《B녀의 소묘》를 읽고 (2) – 이건 정말 누가 읽고 싶어서 읽은 걸까? 《B녀의 소묘》를 읽고 든 또 다른 생각은 이것이었다.“이 소설은 잘 써서 살아남은 걸까, 아니면 문학사에서 중요하니까 살아남은 걸까?”많은 한국 근현대 소설들을 읽다 보면 그런 의문이 든다.이 글은 정말 누군가 자발적으로 읽고 싶어서 읽은 걸까?아니면, 국어 교과서에 실려 있고, 수능 문제를 위해 선정됐기 때문에 그냥 ‘읽힌’ 걸까?지금 우리가 이름을 아는 근현대 소설들은 대개 ‘문학사적 가치’라는 이름 아래 살아남은 글이다.대중이 선택해서 살아남은 글은 아니다. 재미가 있든 없든, 그 글이 담고 있는 시대성과 계몽성, 기능성이 중요했기 때문이다.이건 이상한 일이다.책은 결국 누군가 읽고 싶어서 읽는 것이어야 하지 않나?그런데 한국의 근현대 문학은 독자의 선택보다 ‘문학제도’의 선택으로 정리되어 버렸다.. 2025. 7. 30.
《B녀의 소묘》를 읽고 – 거미줄을 타고 세상을 건너려던 어리석은 여자 소설을 읽다 보면 가끔 그런 기분이 든다. 처음엔 따라가고, 집중하고, 기대하면서 페이지를 넘기는데… 막상 끝에 닿았을 때, 입에서 툭 튀어나오는 말은 이거다.“그래서 뭐? 어쩌라고?”그 말은 《B녀의 소묘》를 덮은 내 감정이었다. 분명히 몰입했는데, 남는 건 허탈함이었다. 무언가 말할 듯 말하지 않고, 끊길 듯 이어지지 않는 소설. 누군가를 깊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끝내 그 사람은 자신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주인공은 과거를 말하지 않고, 현재는 설명되지 않고, 미래는 없다. 우리는 그저 한 여자가 죽기 전에 남긴 말 없는 기척 하나를 따라가는 기분이 된다.작품의 제목은 《B녀의 소묘》다. 소묘, 그러니까 '밑그림'이다. 스케치. 자세히 그리지 않은, 윤곽만 잡은 그림. 이건 우연한.. 2025. 7. 29.
최근 정주행한 웹툰 추천 최근 본 웹툰들 중에서볼 만한 것 3개만 추려서 추천함.1. 나 없는 단톡방요즘 시대엔 보기 드물게,스마트폰 없이 살던 주인공 이야기다.늦게 스마트폰을 사고 나서야,자신만 없는 단톡방이 있었다는 걸 알게 된다.그 안에선 온갖 말들이 오간다.악의적인 것들까지.주인공의 삼촌은 국민 메신저 앱을 만든 개발자다.주인공은 삼촌의 도움을 받아단톡방을 해킹해서 사건을 하나씩 파고든다.전개는 빠르다.개연성보다는 우연에 기대는 장면도 많고, 허술한 부분도 있다.그래도 분량이 적당하고, 쓸데없이 끄는 부분이 없어서 보기 편했다.마지막엔 삼촌이 책임을 지는 쪽으로 이야기가 끝난다.깔끔하진 않지만, 나쁘지 않았다.---> 짧게 보고 넘기기 좋은 작품.단톡방이란 공간의 이면을 건드린다는 점에서흥미로운 시도였다.2. 공복의 저녁.. 2025. 7. 27.
[책 리뷰] 『같이 밥 먹고 싶은 아저씨 되는 법』 – 같이 돈 아낄 걸 그랬다 김태균 아저씨, 좋아한다.방송에서 말도 잘하고, 웃기고, 따뜻한 느낌도 있어서“이런 사람이 책을 쓰면 뭔가 삶에 대한 깊이 있는 얘기,재밌는 인생 이야기, 공감 가는 이야기들 나오겠지” 싶었다.그래서 아무 망설임 없이 샀다.『같이 밥 먹고 싶은 아저씨 되는 법』이라는제목도 따뜻하고 끌렸고.가격은 17,800원.요즘 책값치고 싼 편이다. 개꿀.근데 책을 펼치고 읽기 시작하면서조금씩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그리고 한 시간이 채 안 돼서책을 다 읽고 나서의 첫마디는 이거였다.> “뭐야 이게…”---문단이 없다.정말 충격적이었다.문장 하나 쓰고 줄 바꿈. 또 문장 하나 쓰고 줄 바꿈.이게 반복이다.아주 없는 내용으로 글을 늘려보려는대단한 꼼수....일반적인 글처럼같은 주제를 다루는 문장이 모여서문단을 이루는 구조.. 2025. 7.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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