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야기의 줄거리
극의 배경은 1995년이다. 주인공인 ‘조안나’는 작가 지망생이다. 잠깐 뉴욕에 놀러 왔던 그녀는 이 도시가 좋아졌다. 결국 뉴욕에 정착하기로 마음을 먹는다. 하지만 그녀는 친구 집에 얹혀사는 무일푼의 백수다. 홀로서기 위해서 그녀는 구직활동을 시작한다. 그리고 바로 직업을 얻게 된다.
그녀가 취업한 회사는 뉴욕에서 가장 오래된 작가 에이전시다. 이곳의 생활은 만만치 않았다. 그녀는 작가 에이전시 회사에서 일하는 직원일 뿐이었다. 결코 본인이 작가 지망생임을 밝힐 수 없는 입장이다. 이 회사에서 관리하는 작가 중에서 가장 유명한 사람은 ‘샐린저’다. 이 작가는 [호밀밭의 파수꾼]이라는 작품으로 유명하다. ‘조안나’는 ‘샐린저’의 업무 일부를 보조하게 된다.
‘샐린저’는 외부 세계와 완벽하게 단절된 생활을 영위하는 작가다. 인터뷰는 물론이고 그 어떤 접촉도 불허한다. 본인의 사생활을 오픈하지 않는다. 모든 업무는 전화를 통해서 이루어진다. 그마저도 '마거릿'을 통해서만 진행한다. 사람들이 ‘조안나’에게 처음 했던 조언 역시 '샐린저'에게 절대 사적으로 연락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다행인 것은 ‘조안나’가 ‘샐린저’의 그 어떤 작품도 읽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관심도 없고 연락할 일도 없었다. 그녀가 맡은 업무는 독자들이 작가에게 보낸 편지에 답장을 보내는 것이다. 정해진 양식을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타자기로 입력해서 발송해야 한다. 아무리 1995년이라지만 너무 피곤한 업무방식이다. 하지만 이 회사의 CEO인 ‘마거릿’의 방침이라 어쩔 수 없이 타자기를 써야만 한다. 컴퓨터는 사용 불가다. 애초에 없다. 나중에 한대 구입하지만 끝끝내 쓰지 않는다. 어차피 똑같이 보낼 것이라면, 뭐 하러 쓸데없이 읽는가? 뭐 하러 일일이 타이핑할까? 그냥 복사해서 보내면 끝 아닌가? ‘조안나’는 자신의 일에 의문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그녀는 작가의 편지를 대필하게 된다.
2. '조안나'의 실수. 공과 사의 구분은 제대로 하자
‘조안나’의 주요 업무는 ‘샐린저’‘샐린저’ 앞으로 온 편지를 읽고 정해진 답변을 보내는 것이다.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서 누군가가 편지를 읽어야 할 필요가 있었고, ‘조안나’는 그 업무를 위해 채용된 인원이다. 편지는 특별한 일이 없는 이상 파쇄하는 것이 원칙이다. 편지는 다양한 사람들에게서 온다. 그리고 저마다 다양한 사연을 담고 있다.
‘조안나’는 파쇄할 편지를 보관하게 된다. 그 편지들을 집으로 가져간다. 그리고 정해진 답변이 아닌 자기 나름대로 작성한 편지를 보내게 된다. 작가의 책은 여전히 읽어보지도 않은 채 오지랖을 부리게 된다. 작가의 작품을 읽고 나름의 생각과 자신의 이야기를 편지로 보낸 독자들에게 전혀 상관없는 사람이 답장을 보내게 된 셈이다. 심지어 '샐린저'의 작품을 읽은 것을 전제로 보낸 편지에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답장을 보내는 것이다.
3. 이야기의 결말
‘조안나’는 직장에서 여러 가지 일을 겪게 된다. 세상에 발표되지 않은 작품들을 접할 기회가 생겼고, 새로운 계약을 성사시키며 경력을 쌓아간다. ‘샐린저’의 미발표작을 작은 출판사와 연결해 주기도 한다. 그녀가 일에서 성과를 이루는데 반해서 작가가 되고 싶은 자신의 본래 목표와는 여전히 거리가 있다. 룸메이트의 엉터리 소설도 출장 도중 짬을 내서 읽어본다. 예기치 않게 만나게 된 작가로부터 [작가]가 되기 위해 필요한 것들에 대한 조언도 듣는다. 특히 가끔씩 사무적인 통화를 할 기회가 있는 ‘샐린저’로부터 꾸준히 글을 쓰라는 격려를 받는다. ‘마거릿’으로부터 좋은 조건으로 회사에 남을 기회를 제안받지만, 지금 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다신 시도하지 못할 것 같다는 이유로 일자리를 거절하게 된다.
4. 나의 감상
안락함이 보장되어 있는데, 그것을 뿌리치고 알 수 없는 미래에 도전하는 일이 과연 쉬울까? 내가 잘하는 것과, 내가 하고 싶은 것은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더 많다. ‘조안나’는 출판업계에서 재능을 발견하지만 자신의 재능을 외면한다. 자신이 원하는 삶을 찾아 나선다. 그냥 그녀에게 손뼉 치고 격려하면 되는 일인가? ‘조안나’에게는 작가의 꿈이 있다. 동시에 뉴욕에서 살고픈 소망도 존재한다. 뉴욕에서 안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토대를 만들었지만 가장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 직장을 포기한다. 두 마리 토끼를 얻는 것은 쉽지 않다. 여태까지 노력해서 얻은 성과를 포기하는 것이 쉬운 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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