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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감상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 출퇴근길 듣기 좋은 분량의 오디오북.

by 마늘이 2023. 5. 1.

1. 호흡이 짧은 단편소설

 영화와 애니메이션으로도 제작된 작품이다. 

(이 글을 블로그 포스팅으로 옮기기 이전에는 따로 찾아보지 않았다. 다만, 애니메이션을 보았고, 먼저 포스팅했다.)

 제목만큼은 많이 들어보았던 작품이다. 그래서 당연히 소설인 것 정도는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읽기 이전에 전부 다 알 수는 없는 법이다. 이 책은 여러 편의 단편소설이 수록되어 있는 작품집이었다.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은 여러 작품들 중에 하나일 뿐이었다. 

 수많은 단편소설 중에서 이 작품이 책의 제목이 되었다. 대표라고 할만한 작품인 것일까? 그렇지만 적어도 나는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이 가장 공감되지 않는 작품이었다.

 

2. 소설속 주인공들

 작가가 여성이다. 작품에 등장하는 주인공들도 전부다 여성이다. 여성들의 연애소설이다. 전부다 연애소설이다. 하지만 선남선녀의 연애소설은 아니다. 그리고 신데렐라 스토리도 없다.

(정말 실생활에 도움 되는 이야기는 1그램도 들어있지 않다.)

 

 지극히 사실적인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조금 독특한 캐릭터도 많지만 엄청나게 현실적이다. 호흡이 짧은 단편소설인 만큼, 작품들 속에는 극적인 사건조차 없다. 허무맹랑한 설정도 없다. 각각의 여성들이 처해있는 상황과 입장을 덤덤히 그려낼 뿐이다.

 

 첫번째 소설에서 여동생의 남자친구를 소개해주는 자리조차 설레어하는 노처녀 언니의 모습이 나온다. 이것을 끝으로 더 이상 그런 갑갑하고 촌스러운 캐릭터는 등장하지 않는다. 

 남자에게 의지하지 않는 여자. 스스로 살아갈 궁리는 남몰래 끝마치고, 분륜 상대와의 연애만을 즐기는 여자.

 쿨한 이혼 이후, 배다른 형제가 낳은 조카와의 밀회를 즐기는 여자.

 남편과 협력해서 서로 보기좋은 쇼윈도 부부를 연출하는 여자. 그리고 일에 빠져 사는 여자.

 소설에 등장하는 여성들은 자신만의 인생을 살아간다. 자기 주관이 있다. 타인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고 살아간다. 

 

 오래된 소설이다. 핸드폰도 없다. 하지만 세월을 짐작할만한 가전제품이 등장하지 않을 뿐이다. 이 소설에서는 그 어떤 촌스러움도 찾을 수 없었다. 오히려 등장하는 주인공들 거의 대부분이 너무 개방적인 태도와 능동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일본사람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이 소설은 엄청 옛날 작품이다. 지금 보아도 세련되었다는 것은, 시대를 앞선 작품이라는 셈이다.

(그렇지만, 일본 여성들의 연애소설은 현대를 살아가는 나에게 별로 도움은 되지 않을 것 같다.)

 

3. 출근길 버스에서 들은 오디오북

 가볍게 읽어보려고 산 책이었다. 최소한 읽으려고 샀던 것이었는데, 사실 읽지조차 않았다. 출퇴근길 버스 안에서 이어폰을 꽂고 들었다. 나름대로 어느정도 분량이 되는 책인데, 일주일 만에 다 들어버렸다. 통근버스에서만 들었는데, 생각보다 빨리 끝났다. 물론 2배속으로 대충 들었고, 딴짓하다 넘어간 부분은 다시 되감아 듣는 수고도 없이 넘겨버리기도 했다. 

 

 어디까지나 가볍게 읽기 위해서 산 책이다. 때마침 각각의 소설들이 아침드라마 수준으로 막장스러운 설정이었기에 지루하지는 않았다. 머리가 덜 깬 상태인 출근시간. 피곤에 절어서 활자를 눈으로 보기 버거운 퇴근시간. 출퇴근시간의 오디오북은 제법 괜찮은 선택지였다. 가볍게 듣기 좋은 소설이 있다면 도전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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