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줄거리. 원작 소설과는 다른 이야기
주인공에게는 이름이 없습니다. 그는 서커스에서 일합니다. 그는 의학에 관심이 많습니다. 그래서 서커스 안에서 그가 맡은 역할은 피에로 겸 의사입니다. 그는 꼽추이며, 좋지 못한 대접을 받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는 공중그네 묘기를 맡고 있는 ‘로렐라이’를 남몰래 좋아합니다. 어느 날 그네의 줄이 끊어졌고, 공연 도중에 ‘로렐라이’가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하게 됩니다. 꼽추는 상황에 맞는 응급조치를 시행했고 ‘로렐라이’는 목숨을 구하게 됩니다. 이 사건을 근처에서 지켜본 ‘빅터 프랑켄슈타인’은 꼽추의 재능을 알아보게 됩니다.
‘프랑켄슈타인’은 서커스에서 꼽추를 풀어줍니다. 그리고 새 삶을 살아가게 도와줍니다. 사실 그는 꼽추가 아니었습니다. 등에 있던 물혹을 제거하고, 교정장치를 착용함으로 멀쩡한 사람과 같이 생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프랑켄슈타인’은 그에게 ‘이고르’라는 이름을 주었습니다. 본래 자신과 함께 생활하는 룸메이트이지만 잘 나타나지 않으니 그냥 그 이름을 써도 된다는 설명도 덧붙였습니다. 이렇게 꼽추는 하루아침에 ‘이고르’가 되었습니다. 의식주가 제공되었고, 우리에 갇혀서 지내던 서커스 생활에서 벗어나게 되었습니다.
‘이고르’는 ‘프랑켄슈타인’의 연구를 돕게 됩니다. 생명에 관한 ‘프랑켄슈타인’의 연구는 성공적이었습니다. 죽은 동물의 시체를 이어 붙여 만들어낸 괴물을 되살려내는 데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부족한 부분도 많았습니다. 괴물의 행동은 통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생각보다 약했습니다. ‘프랑켄슈타인’은 후원자를 얻었고, 연구의 결점을 보완하게 됩니다.
2. 나의 감상. 원작 소설과의 비교
저는 ‘프랑켄슈타인’의 원작 소설을 읽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목이 같은 영화를 찾았을 때 어느 정도의 스토리를 예상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의 예상을 엇나갔습니다. 영화는 원작의 스토리를 따라가지 않았습니다. ‘빅터 프랑켄슈타인’이라는 인물이 괴물을 만들어낸다는 기본 설정만을 가지고 왔습니다. 그 밖의 것들은 전부다 새롭게 추가된 것들이었습니다.
원작에서의 ‘프랑켄슈타인’은 연금술과 과학을 배웠고, 사물에 생명을 불어넣는 자신만의 기술을 손에 넣게 됩니다. 그리고 자신의 능력으로 사람을 만들게 됩니다. 묘지에서 훔친 시체들을 이어 붙여 괴물을 만들어냈고, 그 괴물을 살려내는데 성공합니다. 하지만 방치되어 있던 괴물은 도망쳐버립니다. 괴물은 세상을 떠돌아다니며 인간의 말과 생활을 배우게 됩니다. 자신이 인간들과 다르다는 것도 알게 됩니다. 괴물은 ‘프랑켄슈타인’을 찾아와 자신과 같은 괴물을 한 명 더 만들어달라고 부탁하지만 거절당합니다. 괴물은 ‘프랑켄슈타인’의 가족을 차례차례 살해합니다. 이후 괴물과 ‘프랑켄슈타인’인의 추격전이 벌어지게 됩니다.
괴물을 만들어내는 것은 어디까지나 스토리의 초반부에 해당됩니다. 제대로 책임지지도 않을 피조물을 가벼운 마음으로 만들고 방치한 ‘프랑켄슈타인’도 문제였지만, 외모부터 행동까지 사악하고 나쁜 것은 괴물에 해당됩니다. 하지만 영화는 달랐습니다. 새로운 인물들을 등장시키고, ‘프랑켄슈타인’에게는 새로운 설정들이 추가되었습니다. 자신을 살리기 위해 스스로를 희생시킨 형에 대한 과거가 추가되었고, 전혀 다른 성격이 부여되었습니다.
영화의 스토리를 끌고 가는 원동력은 ‘프랑켄슈타인’의 광기입니다. 그것을 지켜보고 해석하는 것이 ‘이고르’입니다. 원작을 읽었는지의 여부와는 상관없이 가볍게 볼 생각이라면 무리 없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많은 것을 기대하고 볼 만한 영화는 절대 아닙니다.
3. 아쉬운점
영화의 후반부가 많이 아쉬웠습니다. 영화에서 나름의 역할을 가지고 있던 캐릭터들이 순식간에 죽어버립니다. ‘프랑켄슈타인’, ‘이고르’, ‘로렐라이’. 이렇게 딱 세 사람만이 살아남습니다. 물론 후원자와 형사가 살아남았다면 이야기를 수습하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주인공들이 자유로운 상태로 끝을 맺지 못했을 것입니다. 죽이는 것이 어찌 보면 당연합니다.
‘프랑켄슈타인’은 마지막 순간까지 괴물을 만드는 것에 집착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가도 괴물의 안전을 우선적으로 생각할 만큼 집착합니다. 그리고 1분도 되지 않아서 생각을 바꿔버립니다. 주변에 있는 대로 민폐를 끼쳐놓고서는 손바닥 뒤집듯 생각을 바꿔버립니다. ‘프랑켄슈타인’이 생각을 고쳐먹고 괴물을 수습하는 마지막 과정에서 영화는 B급 이하의 싸구려로 전락해버립니다. ‘내가 왜 이런 것을 보고 있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영화의 장르가 순식간에 변합니다. 허접하고 무의미한 액션신입니다. 클라이맥스여야 할 장면인데, 어떠한 긴장감도 느낄 수가 없었습니다. 그저 빨리 지나가길 바라면서 봤습니다.
‘프랑켄슈타인’에게는 적이 많습니다. 후원자라는 사람은 단물만 빨아먹고 버리려는 속셈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건 잠재적인 위험이니 제쳐둬도 상관없습니다. 직접적으로 그의 연구를 방해하고 압박하는 역할로 형사가 등장합니다. 영장도 없이 쳐들어와서 ‘프랑켄슈타인’의 부정을 폭로했고, 마지막까지 추격해서 그의 연구를 방해합니다. 필요한 역할입니다만, 동기가 불순합니다. 형사로서의 사명감이 아닙니다. 종교적인 신념으로 행동하는 사람으로 나옵니다. ‘프랑켄슈타인’을 체포하려는 이유가 범죄자이기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종교 이야기는 민감한 사안이니 그만두도록 하겠습니다. 다만, 이 캐릭터가 형사가 아닌 탐정으로 등장했다면 영화와 더 잘 어울렸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밖에 ‘이고르’ 역할의 ‘다니엘 래드클리프’의 키카 여전히 너무 작아서 안쓰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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